독과점으로 인한 과도한 망 사용료 부과는 새로운 소득불균형 야기
합리적인 망 사용 위한 정부의 가이드 라인 절실

김현겸 기업평가위원
김현겸 기업평가위원

[CEO랭킹뉴스 김현겸 기업평가위원]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탄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서비스업체인 SK브로드밴드를 사용하며 2018년에 비해 트래픽이 24배 증가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용요금을 내라’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은 무상’이라는 넷플릭스는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19세기 말 미국의 사회개혁자인 헨리조지는 그의 저서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에서 인구의 증가나 기계 사용에 의한 이익은 토지의 독점적 소유자에게 거의 흡수되어 버리는 결과 빈부의 차가 커지고, 지대는 상승하여 이자 임금은 하락한다고 주장하며 토지를 사유재산으로 인정하되 토지 소유자에게 세금을 무겁게 징수하자고 역설했다. 

토지는 자연에 일부이므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이익은 사회 전체가 공평하게 향유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그는 “토지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에 대한 세금을 늘리고 노동자의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은 줄이자”는 조세 개혁안의 핵심을 내놓았다. 

다툼의 영역을 토지에서 인터넷망으로 바꿔본다면 핵심은 같다. 과거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의 근원이 땅이었다면 지금은 인터넷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누구도 초고속 인터넷망의 이로움을 겪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인터넷망의 확장으로 도입된 메타버스(Metaverse)가 모든 영역에서 빠르게 도입되면서 인터넷망의 가치는 과거보다 더 강조될 것이다. 

과거에 땅을 가진 이들의 과도한 지대권 행사가 소득의 불균형을 낳았다면 지금은 인터넷 인프라망을 가진 이들의 독점 또는 과점이 계층 간의 불균형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인터넷 인프라는 토지처럼 자연에서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미래세대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꾸려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인터넷 인프라의 소유를 인정하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의 기회를 얻으려면 필수적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사용해야 한다. 사용료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진입조차 어렵다거나 성공적으로 안착하였으나 과도한 사용료로 인해 이익이 미미하다면 이는 소득 불균형으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는 글로벌 플랫폼의 책임을 강조하며 합리적인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 등을 살피기로 했다. 사업자 간의 자율협상의 대상이던 망 사용료 문제에 정부가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의 불균형과 이로 야기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삶의 영역인 인터넷망에 대한 공공성 강화와 접근성 향상에 정부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김현겸 위원 약력】

(주)한국클라우드 대표이사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
현대그룹 전략기획2본부장, 상무
현대증권 런던법인 법인장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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