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년차 김현준 사장...근대5종 월드컵 참관·회의로 헝가리 출장
근대5종 경험 전무한 행정가 출신...대체종목 관련 논의 수용성 ‘의문’
국제무대 역량 발휘 위해선 LH 지원+전문 국제인력 양성 필요성 제기

[CEO랭킹뉴스 서효림 기자] 지난해 임직원들의 개발 정보를 이용한 불법 투기로 인해 전 국민이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김현준 사장의 최근 헝가리 출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

LH의 땅 투기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태에서 본연의 기능을 강조한 김현준 사장이 근대5종 종목 집행위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오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월드컵 참관·국제연맹회의 참석차...스포츠단 1인, 비서실 1인 동반 출장

김현준 사장은 아시아 근대 5종 연맹 회장 자격으로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직원 2명을 동반하여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출장을 다녀왔다. 김 사장은 부다페스트에서  근대5종 2차 월드컵 대회를 참관하고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1일 부다페스트에서 월드컵 대회 입상자를 시상하고 2일에는 국제 근대5종연맹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 3일에는 훈련장을 견학하고 대회 관계자를 만났다. 동행한 2명의 직원은 각각 비서실과 스포츠단 소속이었다. 

LH 38년째 후원 중...아시아연맹회장까지 LH가 겸직

LH는 그간 비인기종목인 근대5종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대한 근대5종연맹회장은 통상 LH사장이 맡는다. 지난 4월 취임한 김현준 사장은 그해 10월 아시아 근대5종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송파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시아 근대5종연맹의 회장은 제1대부터 제14대까지 LH 사장이 겸직해왔다. 

김현준 사장은 아시아 근대5종연맹 회장으로서 국제근대5종연맹(UIPM) 집행위원회 당연직 위원이 된다. 최근 불거진 ‘승마’ 대체종목 선정 등 논의를 위해 집행위 회의 참석이 필수였다고 LH관계자는 설명했다. 또한 대체종목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국제대회의 아시아권 개최 방안을 논의하는 등 아시아연맹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경력 쟁쟁한 회장단 사이 국세청장 출신 행정전문가 발언 효과 있을까?

근대5종 대체종목 선정 논의를 위한 ‘New 5th Discipline Working Group’ 이 사진에서는 김현준 사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세계근대5종연맹 홈페이지)
근대5종 대체종목 선정 논의를 위한 ‘New 5th Discipline Working Group’ 이 사진에서는 김현준 사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세계근대5종연맹 홈페이지)

그의 행적은 UIPM 홈페이지 국제연맹회장 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UIPM집행부는 1일 승마 대체종목 선정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토론을 하고 저녁에는 만찬이 열렸다. 2일 김 회장은 새로 취임한 아프리카 연맹회장과 함께 ‘special report’를 발표했다. 대체종목 선정을 위한 논의는 ‘New 5th Discipline Working Group’이 주도했다. 해당 그룹의 사진에서는 김현준 사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은 아직 UIPM 회장이나 선출직 집행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의 전문체육인 정동국 위원이 기술위원으로 피선돼 연임하고 있다. UIPM은 8선의 클라우스 쇼르만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제1부회장을 포함해 5명 중 4명이 재선했다. 길게는 1996년부터 연맹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집트 출신의 신임 부회장은 근대5종경기 출전 경험이 있는 국가대표 선수다. 

근대5종 국제 위상 전문가에 맡기고 본연기능 집중해야 

각 대륙의 회장단 역시 경기인 출신 혹은 근대5종과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김현준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을 시작해 국세청장을 역임했다. 스포츠 분야 전문가는 김 사장이 아시아연맹회장으로 제시한 대체종목 관련 의견의 수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나라의 근대5종은 비인기종목의 긴 터널을 지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했다. 메달리스트 전웅태 선수는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역대 최고점으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제 빛을 보고 있다. 

땅 투기 사태 이후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핵심의 기능에 집중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다시 시작한 LH는 아직 재평가할 만큼도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를 지적한 시민단체의 의견이다. 국민 대다수는 근대5종의 성장에 LH가 지대한 공을 세운 것에는 공감하지만 이 시기에 아시아근대5종연맹 회장의 자격으로 비서실 직원을 동반하여 헝가리 출장에 다녀온 김현준 사장의 행적에 는 의문과 아쉬움을 표했다.

다수의 네티즌은 “이제 취임 1년을 넘긴 김현준 사장에게 시급한 것은 유일한 자랑거리로 근대5종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요원해 보이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과 LH 본연의 가치인 국민주거안정의 실현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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