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로 시장 선점 ‘삼바’ VS 롯데 2.5조억 원 투자로 맞불
설욕 노리는 CJ바이오로직스, 해외투자로 보폭 넓힌 SK팜테크
연간 10% 성장 기대되는 CDMO시장…통 큰 투자로 경쟁 이어가

[CEO랭킹뉴스 서효림 기자] 바이오 산업에 뛰어든 대기업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시장은 대기업의 무덤이라 불렸다. 신약개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팬더믹을 겪은 초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은 바이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대기업 바이오사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다.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CDMO 시장이 올해 217조 원 규모로 연평균 9.3% 성장해 2026년에는 약 31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고성장 산업 분야 중 하나로 꼽히는 CDMO에는 삼성,SK,롯데,CJ가 이미 뛰어들었거나 계획을 밝혔다.  

대규모 투자로 자리를 선점한 삼성의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 5,680억 원과 영업이익 5373억원에 이익률은 34.2%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생산량 기준으로 위탁생산(CMO) 업계 세계 1위인 삼성은 최근 송도에 4공장을 짓고 있으며 이후 5·6공장도 신설 계획이다. 동시에 위탁개발(CDO) 영역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2022 바이오 USA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부분가동을 앞둔 송도 4공장을 포함해 총 62만리터(L)의 생산용량을 갖춤으로써 위탁생산(CMO) 생산능력 측면에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스위스 론자를 제친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중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산공장 인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바이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향후 10년간 2조 5,000억 원을 투자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10위권 CDMO 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인수가 완료되는 대로 700~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공장을 항체의약품 CDMO용 전환 작업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타고객사 제품 생산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K팜테코를 통해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2025년 매출 약 2조 4,00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SK는 SK팜테코를 통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인 CBM 지분의 40%에 투자했는데, 규모는 약 3억5000만 달러(4400억원 정도)에 달한다. 

SK팜테코는 자회사 SK바이오텍의 아일랜드 CMO 제조공장에 450억 원가량을 투자했다. 투자를 통해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제조 능력과 기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항암 치료제,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바이오 사업 철수의 고배를 마신 CJ는 지난해 11월 네델란드 바이오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올해 초 출범한 CJ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에 글로벌 CDMO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진행 중으로 글로벌 CDMO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연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에 CDMO시장을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 부르기도 한다. 

바이오제약 시장에 대기업 진출에 대해 “지나치게 수익성을 좇아 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신약개발이 소외당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부족한 자금과 규제 속에 어렵게 성장해온 바이오제약 산업에 통 큰 투자로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크다. 

코로나19 팬더믹을 지나면서 바이오제약은 국가의 안보·미래와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으로 떠올랐다. 대기업의 진출이 수익성 강화 차원이 아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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